서울중앙지검에 의견서 제출
1심“정치활동 비용으로 소비”

국민의힘이 2021년 대장동 개발업자로부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수수한 불법정치자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 경선자금으로 쓰였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수사해달라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11일 “김 전 부원장 항소심 판결문에 담긴 사실관계를 분석해 조만간 이 대표 대선 경선자금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개발업자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할 당시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이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고발장엔 이 대표가 2023년 4월부터 김 전 부원장 변호인 대화방에 참여해 재판 상황을 공유 받고 변론 방향을 제시했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현재 이 사건은 김 전 부원장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한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에 배당돼 있다.

국민의힘이 의견서를 제출하며 수사를 촉구하기로 한 것은 지난 6일 서울고법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정치자금 대부분은 정치활동을 위해 쓰였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1·2심 판결문에는 이 대표가 자주 언급돼 있다. 특히 150쪽 분량 2심 판결문에서 ‘이재명’ 이름은 130회, ‘경선자금’은 28회 등장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장동 등)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한 직접적 업무는 공사와 성남시에서 결정해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 대부분은 정치활동을 위해 쓰였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도 “범행 시기는 대선 경선 조직 구성과 준비 등을 위해 정치자금이 필요했던 시점” “김 전 부원장이 수수한 정치자금은 (이 대표) 경선 준비 등 공적 정치활동 비용으로 일정액이 소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