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치개혁특위서 논의”
‘부정선거론 동조’ 비판 우려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전투표를 없애고 본투표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뿐 아니라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잠룡들도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했다. 다만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당내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0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발족하면 사전투표 폐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더불어민주당에 정개특위 발족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간격이 길어 후보자 신상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표심이 왜곡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정개특위가 발족하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본투표와 사전투표 사이에 시간 간격이 너무 크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일은 수요일로 규정됐다. 사전투표는 선거일 전 5일부터 2일간, 즉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이뤄진다. 최대 5일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사정 변경이 발생해도 선거에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 유력 대선 주자들도 본투표 기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부정선거 근거가 사전투표로부터 나온다”며 한 전 대표도 사전투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인천시당 행사에서 “본투표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거제도가) 개편돼야 한다”며 “사전투표와 본투표는 4∼5일의 차이가 있다. 선거 막판 4∼5일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만큼 민의를 반영하는 데 적당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홍 시장도 ‘청년의 꿈’에서 “(사전투표) 폐지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본투표 기간을 늘리면 사전투표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부정선거를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전투표 폐지에 따른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