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상목 통화 유보… ‘우선 순위’ 밀리는 한국

이미지 크게보기대외경제현안 간담회 최상목(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韓·美 정상외교 ‘빨간불’

정부 적극적요청에도 美미지근
최상목 대행 통화 확정 못하고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불투명
트럼프 금주엔 요르단·印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주요국 정상들이 발 빠르게 나선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정상 간 통화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와 권한대행 체제 돌입 등 정치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밀려나면서 한·미 간 고위급 소통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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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3주가 지나도록 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우리 측의 적극적인 요청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 측이 유보적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통화했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빽빽한 데다, 일단 한국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미 워싱턴DC에서 개최를 목표로 삼았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간 양자 회담도 불투명한 상태다. 루비오 장관이 다른 일정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한·미 양자회담이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 장관은 오는 14일 개막하는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루비오 장관과 첫 대면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번 안보회의 참석국들과 연쇄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한국에 배정되는 시간도 길지 않을 전망이다.

한·미 고위급 소통이 지연되면서 북한 비핵화 등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서 한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발언을 끌어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타국 정상들도 속속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가자지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어냈다. 11일엔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가, 13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권승현·이현욱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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