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힘 원내대책회의 권성동(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더 거세진 ‘이재명 공격’… 사법 이어 경제리스크 때리기

‘52시간 예외’ 뺀 반도체법 겨냥해
권성동 “핵심 쏙 빼놓고 무슨 의미”
권영세 “사사건건 국익 발목잡더니
돌연 친기업 내세워… 말·행동 달라”
노란봉투법 등 야당 추진 반기업법 부각

여당 일각 “반명 외엔 전략 안보여
조기대선 대비 정책 개발 서둘러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경제리스크’ 때리기에 나섰다. 노란봉투법·주 52시간제 등 그동안 이 대표가 추진한 현안들을 부각해 이 대표가 내세우는 ‘실용주의’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이 자체적으로 비전이나 정책 과제를 내놓지 못하고 ‘반(反)이재명’ 정서에만 의존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세력’의 갈지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에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빼고 처리하자고 선언했는데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이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인데 핵심을 뺀 반도체특별법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겉과 속이 다른 수박, 그것도 미래를 위한 씨앗을 쏙 빼놓은 ‘씨 없는 수박’이 바로 이재명 우클릭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3일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사사건건 반대한 이 대표가 최근 갑작스럽게 성장과 친기업을 내세우며 우클릭을 하고 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르니 민주당 지지자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이 대표의 경제리스크를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여당은 ‘피고인 이재명, 이제 와서 기업을 살리겠다고?’ ‘지금껏 발목 잡다 뜬금없는 실용주의? 이재명 민생 말할 자격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걸었다. 이 대표 사진과 함께 ‘기업 못 살게 하는 사람 누구인가’ ‘반시장·반기업적 노란봉투법 등 강행처리’란 내용의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를 통해 확산시켰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민주노총 등 전통적 지지층 요구로 노란봉투법·주 52시간제 등 ‘반기업·시장적’ 현안 입장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 국민은 정치권에 경제 살리기를 가장 크게 요구할 것”이라며 “이 대표는 민주노총 등 전통적 지지층 요구와 과거 본인 발언 등으로 노란봉투법·주 52시간제 등에서 기존 입장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지적했듯이 반도체특별법에서 이미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기 대통령 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정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현재 여당은 반이재명 전략 외에는 ‘정책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며 “득표율 40%대 벽을 넘으려면 공약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