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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금융권 위기 진앙 우려
각종 지원책, 국회 문턱에 막혀

전국의 불 꺼진(준공 후 미분양) 새집 10채 중 1채가 몰린 대구에 올해도 1만 채가 넘는 아파트의 입주가 예정돼 있는 탓에 건설업과 제2금융권 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득·양도세 감면 등 파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입법 사항인 탓에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워 상황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사이트 ‘아실’이 공개한 분양물량조사 데이터를 보면 올해 대구 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242가구에 달한다. 대구에는 전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주택 통계에서 보듯 이른바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쌓여 가고 있다. 전국 2만1480가구의 악성 미분양 중 가장 많은 2674가구가 대구에 집중된다. 이는 2020년부터 줄곧 업계가 대구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으로 판단되는 1만1816가구를 크게 웃도는 공급이 이뤄진 데다, 고금리와 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 부동산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올해 역시 1만여 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1월 말 내놓은 ‘대구지역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는 “대구 매매시장 약세가 지속될 경우 후순위 대출의 건전성이 우려되는데 시공사의 PF보증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제2금융권의 건전성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 1월부터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의 1가구 1주택 특례나 취득세 50% 감면 등 미분양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한시적 완화 등 추가 대책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부분적인 처방으로는 지방 부동산 위기라는 급한 불을 끄는 데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1주택자나 무주택자들이 대출을 좀 더 해준다고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매수하진 않을 테고 결국 기업·개인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들이 시장의 순기능을 하도록 취득세와 양도세를 완화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므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