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석방된 우크라 군인, 고향으로 5일 성사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자국 국기를 두른 채 고향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해 있다. 각각 150명의 포로가 석방된 이번 교환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성사된 것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하에 합의됐다. AFP 연합뉴스

■ 조만간 종전협상 개시 전망

켈로그, 뮌헨안보회의서 발표뒤
20일 우크라서 젤렌스키와 협상
러, 美와 종전 논의 첫 공식인정

양국 각각 150명 전쟁포로 교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에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도 종전안과 관련한 미국과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처음 인정해 조만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오는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종전방안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상은 교전을 잠정 중단하고 러시아군의 점령지를 일단 놔둔 채 러시아의 공격 재발을 방지하는 안전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켈로그 특사는 뮌헨안보회의를 마무리한 뒤인 20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이날 RBC우크라이나는 전했다. 켈로그 특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해 뮌헨안보회의에서 내놓은 종전안을 토대로 본격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전제로 하지 않은 ‘영토 양보안’은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켈로그 특사가 어떠한 안보 보장 방안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견을 좁힐지가 관건이다.

종전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물밑 협상도 상당한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잘 진행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의 개별 부서들이 접촉하고 있고 최근 강화됐다”며 세부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국과 종전안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 발표 계획과 러시아와의 긴밀한 물밑 접촉이 맞물리면서 종전 협상 개시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동향 속에 직접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존 입장도 완화되고 있다. 실제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회담에 우크라이나·러시아와 함께 미국·유럽연합(EU)이 참여한다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각각 150명의 전쟁포로를 교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석방된 러시아군은 현재 모두 벨라루스에서 심리적·의료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교환된 포로들에 대해 “그들은 각기 전선의 다른 부문에 있었다. 일부는 2년 이상 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