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본사 여기 맞나”… 경비원 “비밀”

이미지 크게보기간판 없는 딥시크 본사 딥시크 본사가 입주해 있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궁수구의 한 오피스 빌딩 정문 모습. 보안이 철저한 이곳은 입주사 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출입 카드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량원펑 딥시크 창립자를 비롯한 딥시크 임원들은 5일 오전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中 AI개발 현장을 가다 - <1> 항저우 딥시크 본사

춘제 마치고 中기업 첫출근날
전세계 취재진 몰려들었지만
“한 층도 못올라가” 철통 보안
량원펑 모습도 보이지 않아

항저우=글·사진 박세희 특파원

딥시크(DeepSeek)의 창립자인 량원펑(梁文鋒)을 비롯해 딥시크 임원들의 면면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5일 찾은 딥시크 본사에서도 딥시크는 회사 참관 요청과 인터뷰를 사양했다.

딥시크가 위치한 이 건물은 오피스 빌딩으로, 건물 내에 어떤 회사가 입주해 있는지 알려주는 안내나 문패가 없다. 또 보안이 매우 철저해 입주 직원들만 갖는 출입 카드 없이는 한 층도 올라갈 수 없다. 한 경비원은 “일을 시작할 때 일종의 비밀 서약을 한다”면서 “건물에 어떤 회사들이 입주해 있는지, 특정 회사가 몇 층을 이용하는지 등 정보를 외부인에게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딥시크를 찾은 한 외신 기자는 미리 예약을 했느냐는 질문에 “어차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량원펑에 대해서도 ‘괴짜 천재’라는 대학 시절 동문, 친구 등의 전언만 전해질 뿐이다. 워낙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이기에 동명이인인 사람의 사진이 언론에 잘못 노출되기도 했다. 춘제(春節·음력 설)엔 20일 전후로 고향에 머물렀으며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축구를 친구들과 즐겼다는 것 외에 다른 행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춘제에 고향에 가더라도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날 홍콩, 일본, 한국 등에서 몰려든 취재진은 딥시크 열풍을 드러냈다. 한 외신 기자는 “춘제를 지나는 동안 딥시크가 핫 이슈로 떠올라 춘제 이후 첫 출근날인 오늘 찾아왔다”면서 “회사 방문 및 인터뷰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방문 및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해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딥시크가 놀라운 일을 해냈다”면서 “회사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지난 2023년 5월 창립한 딥시크는 이전까지는 대다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다. 량원펑은 2015년 설립한 하이플라이어(High-Flyer·幻方量化)를 중국 최대 퀀트 헤지펀드 중 하나로 키워냈으나, 2023년 창업한 딥시크의 최신 모델 출시 전까지는 대중적 인지도가 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인공지능(AI) 모델 ‘R1’을 출시하며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10분의 1 비용으로 개발한 AI 모델이 오픈AI의 최신 모델(o1)의 성능에 버금할 만한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R1이 출시된 후 실리콘밸리의 호평이 이어지고 챗GPT를 제치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딥시크와 관련해 “미국 산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직접 언급했고,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AI 칩이 필요 없어질 거라는 우려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하는 등 증시까지 출렁이게 했다. 급기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한국과 일본을 찾아 기업의 수장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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