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연합뉴스

"김정은 아들 유무에 매몰될수록 북한이 ‘김씨 왕조’라는 걸 강화해 주는 셈"
한미연합훈련, 미 전략자산 전개 잠정 중단 가능성도 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건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지난 4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제75차 통일전략포럼’에 발표자로 참석해 "북한은 이미 김정은 유고 대비 ‘제1비서’ 직제를 신설 운용 중이라 김주애가 유고를 대비한 후계자인 건 전혀 아니"라며 "김주애에 관한 건 전부 연출이 가능한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북한이 김주애 부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로 △대북제재가 아닌 김주애로 시선 집중되도록 논점 흐리기 △백두혈통 영구승계 당연시 분위기 조성 △김정은의 미래세대에 대한 애정(친근한 어버이) 부각 △핵능력 관심도 제고 등을 꼽았다.

정준희 세종대 국정관리연구소 연구위원도 "‘극장국가’북한이 김주애로 핵 문제에서 후계자 이슈로 시선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며 "딸 김주애 얘기가 거론되면서 김정은의 아들 유무에 매몰될수록 북한이 ‘김씨 왕조’라는 걸 더욱 강화해 주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포럼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미·북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의 잠정 중단은 북한에게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변할 수도 있다는 신호이자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한 조치로 인식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비용의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에 잠정 중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한미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중단함으로써 대화의 여건이 조성됐더라도 미국이 협상 의제로 어떤 것을 택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호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