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환수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 연합뉴스

도난, 약탈, 거래, 선물 등의 이유로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유산이 24만여 점 가운데 약 70%가 일본과 미국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유산은 총 11만6961건, 세부 수량으로는 24만7천718점이다.

지난해 1월(24만6304점)과 비교하면 1414점 늘었다. 해당 조사는 일본, 미국 등 29개 국가의 박물관, 미술관 등 801곳을 대상으로 했다. 소장 정보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 문화유산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그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국가별로 보면 도쿄국립박물관을 비롯해 일본 내 주요 문화시설이나 개인이 소장한 한국 문화유산이 10만8705점으로 가장 많았다. 국외로 흩어진 문화유산 가운데 약 43.9%에 해당한다. 그 뒤를 미국 6만5860점(26.6%), 독일 1만5477점(6.2%), 중국 1만4226점(5.7%), 영국 1만2778점(5.2%) 등이 이었다.

조선 후기 개항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한국의 문화유산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주로 나라 안팎의 위협 속에 도난·약탈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사례가 알려졌지만, 정상적인 거래나 기증, 선물, 수집 등을 거쳐 나간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 가운데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유산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 왕실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했던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편액(扁額)을 일본에서 찾아 국내로 들여왔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나라 밖 문화유산 실태 조사를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올해에는 미국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 실태를. 내년부터는 미국 피보디에식스 박물관, 일본 쓰쿠바대학 도서관 등 8곳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 있는 재단의 해외 거점 사무소를 통해 불법 반출 모니터링 강화, 수사 공조 추진 등 국가 특성에 맞는 환수 전략도 세울 계획이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