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팻 호버그 MLB 심판.AP뉴시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명판관’으로 명성을 날린 팻 호버그 심판이 사무국으로부터 결국 해고를 당했다.

AP통신 등은 4일 오전(한국시간) 호버그 심판이 MLB 경기에 베팅한 친구와 스포츠 도박 계정을 공유하고, 사무국의 조사와 관련된 전자 메시지를 고의로 삭제한 혐의로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호버그 심판의 친구는 지난 2021년 4월 3일부터 2023년 11월 2일까지 141개의 야구 경기에 베팅했으며 총 21만4000달러(약 3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해당 사실은 지난해 2월에 알려졌고, MLB 사무국은 곧바로 도박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MLB 사무국은 호버그가 직접 심판으로 나선 경기에서 조작을 시도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MLB 사무국의 마이클 힐 필드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은 그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그가 심판으로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였다.

MLB 규칙 21조에는 ‘선수, 심판, 관계자들이 소속팀 경기에 베팅하면 영구 제명되고, 다른 야구 경기를 대상으로 한 도박에 돈을 걸면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호버그 심판은 MLB 사무국의 결정에 항소했다.

그러나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날 성명서에서 "스포츠 베팅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면서 "호버그 심판의 도박에 직접 연루 사실을 확인되지 않았지만, 베팅 계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 야구 경기의 무결성을 유지하지 못한 호버그 심판을 해고를 유지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현역 시절 마이너리그에서 뛴 호버그 심판은 2017년부터 MLB 정규 심판으로 활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호버그 심판은 MLB 심판 중 스트라이크존 관련 최고 평점을 받는 등 명판관으로 이력을 쌓았다. 호버그 심판은 "야구 경기에 베팅을 목적으로 누구에게도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MLB 심판들은 개인적인 행동의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내 행동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