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다니엘 오르테가(오른쪽) 니카라과 대통령과 로사리오 무리요(왼쪽) 니카라과 부통령 AFP 연합뉴스

니카라과에서 부부 공동 대통령이 탄생했다. 니카라과 의회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자 현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를 국가의 ‘공동 대통령’으로 승격시키는 개헌안을 최종 승인했다.

30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의회는 오르테가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제안한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개헌안에는 공동 대통령제를 명문화하고, 임기를 5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등 대통령 부부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여대야소 형국 속 지난해 11월 발의된 개헌안이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의회 승인을 거치게 된 것이다.

이번 개헌안은 행정부의 언론 통제력을 강화하고, 대통령에게 사법 및 입법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새 헌법이 발효되면 오르테가와 무리요 대통령은 무제한으로 부통령을 지목할 수 있어 가문의 권력 장악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미 부부의 여덟 자녀 중 일부는 정부 직책을 맡고 있거나 국영 언론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국영 언론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무리요 부통령이 이번 개헌안이 통과되며 "인민의 대통령 모델, 직접 민주주의 모델을 강화한다"고 선언하는 오디오가 올라왔다.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드 브로디는 "이러한 기괴한 변화는 니카라과의 법치주의와 기본적 자유에 대한 종말을 알리는 종소리이며, 행정부의 견제를 붕괴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최종 승인을 받은 헌법 개혁안은 정부 공식 공부에 게재되는 즉시 발효될 예정이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