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전날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탈출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기내 선반에서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항공기에서 이러한 배터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잇따르면서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 강화도 요구되고 있다.사진은 3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설치된 기내반입 리튬건전지 허용량 안내문. 연합뉴스

현재는 리튬배터리 제한적 휴대 가능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수차례 발생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보조배터리 등 기내 반입 수하물이 거론되면서, 에어부산 측은 해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규정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배터리로 인한 항공기 화재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발생해, 규정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에어부산 측은 "사고 원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기내 반입 물품으로 인한 화재에 가능성을 두고 해당 물품에 대한 관련 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에어부산은 리튬배터리의 경우 제한적으로 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개인 사용 목적의 보조배터리의 경우 리튬메탈베터리의 리튬 함량이 2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이하인 경우 기내에서 휴대가 가능하다. 항공사의 승인을 받으면 리튬메탈베터리 리튬 함량이 8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초과 160Wh 이하의 경우 기내 휴대를 허용한다. 다만 위탁 수하물로는 불가능하다.

현재 항공기 화재의 원인으로는 보조배터리 등 기내 보관된 수하물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 기내 상부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불이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 증언,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았다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 결과 등으로 볼 때 기체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항공기에 반입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는 지금까지도 종종 발생해 왔다. 지난해 12월 12일 부산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 여객기 내부에서 발생한 연기는 승객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의 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도 연기가 나기도 했다. 보조배터리 등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규정 강화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다.

이날 오전 항철위는 화재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회의와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오후엔 항공기 제조국인 프랑스 사고 조사 당국이 도착하는 대로 합동 감식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