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로 미국 내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선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올해 1분기 미 조지아주 HMGMA 가동
K-배터리 3사도 국내외 車 기업과 합작공장 건설 등 생산시설 기반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일부 중단하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가 대미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 내 현지 제조를 위한 공장이 곳곳에서 본격 가동하며 생산 증대를 통해 등 자동차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넘겠다는 구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시범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준공식 이후 생산력을 끌어올려 연간 30~50만 대 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HMGMA 건설에 투입한 금액은 76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한다. 또, 현대차그룹이 지난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투자한 금액은 총 205억 달러(약 30조 원)를 웃돈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부사장은 지난 24일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약 40만대, 조지아(HMGMA)에서 30만~35만대 생산할 수 있다"며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 100만 대를 현지 생산으로 70~80% 커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MGMA에서는 아이오닉5·아이오닉9을 비롯한 전기차는 물론 경우에 따라 하이브리드차량도 유연하게 생산 가능하다. 이에 따라 HMGMA가 가동되면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생산량을 합쳐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대수는 연간 110만 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기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판매량(170만 대)의 65%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미국 내 건설 중이거나 구축이 완료돼 차량 제조가 가능한 공장은 단독공장 3곳, 합작공장 2곳 등 5곳이다.

이미지 크게보기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주요 고객사가 있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활발히 가동하고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각 업체는 현대차,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현지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거나 단독으로 공장을 지어 현지 생산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공장 3곳, 합작공장 5곳 등을 가동하거나 건설 중에 있다. 삼성SDI는 합작공장 3곳을 건설하고 있다. SK온은 단독공장 2곳과 합작공장 4곳을 운영하고 있거나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지아주에서 미시간주까지 이어지는 이같은 배터리 공장들을 두고 ‘배터리 벨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SK온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조감도. SK온 제공.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도 이달 17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트럼프 2.0 배터리 정책 대응 세미나’에서 "우리나라는 대미 배터리 최대 투자국가로서 미국 러스트벨트(동북부 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2기 기간에 대부분의 생산시설이 완공된다"고 설명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2기 출범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현지 배터리 제조공장이 미국의 과도한 중국 배터리 공급망 의존을 완화하고, 양국 배터리 협력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