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의 설 명절. 노동신문 캡처

남북이 분단된 지 올해로 80년이 된 가운데, 분단된 세월만큼이나 양측의 설 명절 문화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은 음력설을 더 중요시하지만, 북한은 음력설보다 양력설에 차례와 세배를 드리는 경향이 있다. 설 차례 방식은 한국과 유사하나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새해 첫인사를 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은 설 당일 전후로 총 3일간 설 연휴지만 북한은 대체휴일 없이 설 당일 하루만 공휴일이다.

설 인사 문화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통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이 쓰이지만 북한은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세배 답례로는 선물(음식·학용품 등)을 주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의 세뱃돈과 같이 현금으로 답례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설 명절 기간 한국처럼 극심한 교통체증은 없으나 북한도 다른 시기보다 지역별 이동은 다소 증가한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한편 북한은 해방 후 민속명절을 봉건 잔재로 간주하고 1946년 ‘양력설’을 공식 설로 선포한 데 이어 1967년 ‘음력설’, ‘추석’ 등 민속명절을 폐지했다. 하지만 1980년대 사회주의권 붕괴가 이어지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체제 수호를 위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강조하며 그 일환으로 민속명절을 복원했다. 1988년에 ‘추석’ 명절을 허용했고 다음 해에 ‘음력설’, ‘한식’, ‘단오’를 부활했다.

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