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표자회의 재개 후 토론회
“퇴직후 재고용” vs “법적 연장”
연장방식 놓고는 입장차 여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표류했던 노사정 대화가 설 연휴 전 재개되면서 향후 계속고용(정년연장)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노사 모두 정년연장 논의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어 탄핵 정국 속에서도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23일 노사정이 참여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21일 노사정 부대표자 회의가 약 두 달 만에 재개돼 정년연장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는 당초 지난해 12월 초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중단 입장을 밝히면서 연기됐다. 한국노총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경사노위 내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정치 상황을 떠나 정년연장 논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해법을 놓고는 입장 차가 크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경사노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을 감안할 때 법적 정년을 일괄적으로 연장하는 방식은 대기업조차도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구조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퇴직 후 재고용’같이 더 많은 고령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를 겨냥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재고용 방식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정년연장 논의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우려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년 연장 논의에서 청년이 과소 대표됐다”며 “정년을 늘리면 그만큼 청년들이 들어갈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임영미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청년 일자리와의 상생,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