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에도 인하 압박 지속
Fed 독립성 논란 불거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을 만나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에도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간 것으로, Fed의 독립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참석한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 인하를 요청하며 이에 따라 유가가 내려오면 Fed에 “즉시 금리를 내리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파월 의장 등 Fed 인사들을 ‘멍청이(bonehead)’라고 비난하고 대선 기간에는 대통령이 Fed의 금리 결정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취임하자마자 Fed에 대한 개입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낭비적인 적자 지출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해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전 세계의 금리가 우리를 따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연설 직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도 Fed 개입 의사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낮추기 위해 파월 의장과 대화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내려오면 물가가 낮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금리가 내려올 것”이라는 다보스포럼 연설 내용을 반복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