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가안보실장과 악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31일 정례 국무회의 ‘주목’

합의 결렬에 ‘거부권’ 관측 우세
수사범위의 무차별 확대도 부담

민주당 “비상한 각오” 탄핵 시사
정부붕괴 우려에 수용 가능성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2차 내란 특검법 수용 여부를 오는 31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의견이 엇갈린 만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최 권한대행 탄핵 소추까지 거론하고 있어 ‘행정부 붕괴’ 우려에 따른 수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권한대행이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평소 알고 지내던 법조인 등에게 다양한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판단 시점은 오는 31일 정례 국무회의가 유력하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내란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내달 2일까지다.

최 권한대행은 특검법 처리 이후 정부 차원의 ‘입단속’을 지시하며 별다른 메시지 없이 장고하고 있다. 정부 내에선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차 내란 특검법과 비교해 독소조항으로 꼽히던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죄 수사 조항이 삭제됐지만 여전히 수사 범위를 무차별 확대할 수 있는 인지수사 조항이 담겨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기소가 이뤄진 후가 되는 만큼 ‘특검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검찰과 같은 사안으로 윤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정치권에 요청해온 여야 합의가 결렬된 부분도 판단 요소”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이 법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이 수사 대상을 11개에서 6개로 축소하고, 특검 후보도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는 등 위헌 요소가 상당수 해소된 점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특검 무용론에 대해 “정부가 특검이 발족하지도 않았는데 수사 효용이 없을 것이라 예단하며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위헌적인 특검법에 대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소추안 발의도 불사할 태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이번 달 말까지 최 권한대행이 결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약간의 불안감이나 후폭풍이 있더라도 비상한 각오와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규태·김대영·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