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달 3일 관련 토론회 주재
중도 외연확장 위한 선택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장’을 강조하는 우클릭에 나서면서 특정 반도체 산업 종사자에 대해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 예외를 두는 ‘반도체 특별법’에 반대해왔던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중도층 외연 확장에 승부수를 던진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이어 또 한 번 재계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결단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 달 3일 자신이 주재하는 ‘반도체특별법 정책 디베이트(토론)’ 이후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토론회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노사 관계자가 반도체 산업의 주 52시간제 적용 문제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민주당이 그간 근로시간제 일반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던 반도체 특별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이 대표의 입장이 급격히 우측으로 선회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노사 양측이 토론해보면 일정한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 때 주 52시간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 경쟁력 차원에서 주 52시간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정책 기조 전환은 그의 공개석상 메시지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문화일보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후 23일 신년 기자회견까지 이 대표의 모두발언을 분석한 결과 ‘국민’(28회)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24회)와 ‘성장’(15회)이었다. ‘기업’(13회)과 ‘회복’(12회) ‘민생’(8회) 역시 주요 키워드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