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계 강화된 헌재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버스로 차벽이 설치되는 등 헌재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3차변론기일, 채택된 증거 조사
4차땐 김용현 등 증인신문 예정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 구속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헌재 변론절차에 대해서는 출석 의지를 드러내면서 곧 헌재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 등을 직접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 출석 가능성에 대해 “곧 출석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윤 대통령의 출석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첫 변론기일에 신변안전 우려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고, 16일 2차 변론기일 역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상황 등으로 불출석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과 정당성을 직접 밝히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만큼 이르면 2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3차 변론기일에 전격 출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헌재는 이미 설 연휴인 1월 말을 제외하고 2월 13일까지 매주 두 차례의 변론기일을 지정한 상태다. 3차 변론기일에서는 앞서 채택된 증거들에 대한 증거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의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채택해 대통령실과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가 보유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보안점검 문서를 확보하기로 한 만큼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하고 있는 ‘부정선거’ 관련 의혹에 관한 사항도 이날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열리는 헌재 4차 변론기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헌재는 당초 국회 측 증인 5명을 먼저 신문한 뒤 다음 달 6일 김 전 장관을 신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김 전 장관의 증언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기일 변경을 요청했고 헌재는 재판관 평의를 거쳐 이를 수용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출석하면 김 전 장관을 상대로 반대신문을 할 수도 있다. 최근 ‘포고령 1호’ 작성 주체를 놓고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 착오로 작성됐다고 주장한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김 전 장관이 초안을 쓰고 대통령이 검토한 것이라며 엇갈리는 진술을 내놓고 있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폭력사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지지자들을 독려했던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도 19일 변호인단을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는 뜻을 전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