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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수입 물가지수 2.4%↑
원유 등 도입 단가 높아져 비상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입 제품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미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수입물가 상승이 민간소비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2.1% 오른 것을 시작으로 3개월 연속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에는 상승률이 0.9%로 다소 주춤했으나, 12월에 2.4%로 튀어 올랐다. 지난해 4월(3.8%)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석 달 동안 수입물가를 올린 주범은 원·달러 환율이다. 환율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심화된 글로벌 달러 강세에 국내 정치 혼란까지 겹치면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평균 환율도 지난해 9월 1334.82원에서 10월 1361.0원, 11월 1393.38원, 12월 1434.42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을 통해서만 조달 가능한 원유 등의 도입 단가도 높아지게 된다. 실제 지난해 10∼12월 상승률이 높았던 수입제품 품목을 보면 경유와 휘발유, 제트유 등 석유류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각종 수입 먹거리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냉동수산물은 전월 대비 상승률이 10월 1.6%, 11월 1.9%, 12월 3.3%를 나타냈다. 과일 역시 전년 동월 대비로 25.3%, 11.3%, 9.5% 각각 올랐다.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수입물가마저 높아지면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심리지수(CBSI)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 IB들도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물가는 기업 등의 생산자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전가되기 때문이다. JP모건과 HSBC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말 1.7%, 1.9%로 각각 제시했으나, 12월 들어서는 2.0%로 높였다.

한은은 고환율로 1월 소비자물가도 다소 오르겠으나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1월 소비자 물가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