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광화문·시청의 건물에서 바라본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 CBRE코리아 리포트 분석

향후 7년간 신규공급 83% 몰려
평균 10만㎡·131m 높이 조성
1.78배로 커져 여의도 3배규모

공급 늘며 임차인 선택지 확대
2030년 공실률 14%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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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형 오피스 시장에서 향후 7년간 기존 대비 45% 이상의 공급 폭탄이 예상된다. 전체 공급의 83%가 도심권역(CBD·Central Business District)에 집중돼 입주가 완료되면 CBD는 강남권역(GBD·Gangnam Business District)의 2배, 여의도권역(YBD·Yeouido Business District)의 3배에 가까운 업무 지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 같은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향후 CBD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 증가, 임대료 조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견조한 오피스 수요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고급·신축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오피스 공급 폭탄에도 시장 흐름은 안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8배 커지는 CBD=14일 글로벌 최대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가 1월 내놓은 ‘서울 오피스 2030’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은 향후 7년간 471만㎡의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기존 대비 약 45% 이상의 증가세다. 예정된 신규 공급의 83%는 CBD에 몰려 있다. 이는 기존 CBD 규모의 78%에 달하는 389만㎡에 이른다. 특히 CBD 오피스 개발사업은 평균 10만5000㎡(축구장 14개 규모)에, 평균 131m(아파트 40층) 높이로 조성될 예정이다. 평균 용적률은 110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프라임 오피스 위주의 공급이 주도할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 완료 시 CBD는 GBD의 2배, YBD의 3배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CBD 권역 오피스 시장은 약 100만㎡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 예정된 세운지구와 서울역, 서소문 등의 대규모 복합 개발이 견인할 예정이다. 이는 CBD 오피스 시장에 공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프라임 오피스 비중을 확대해 CBD의 질적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다만 일부 프로젝트는 순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비주거용 건축물 공사비가 2020년 기준 약 30%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 비용 증가로 인한 개발 원가 상승은 향후 임대료 상승 압력 등 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오피스 잠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경제활동인구 증가, 실업자수 감소, 수도권 인구 증가 등에 따라서다. 특히 프라임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임차 수요의 87%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과 금융업 등이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제일 높은 오피스 복귀율=서울의 오피스 시장의 이 같은 호황 배경엔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오피스 복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평균 사무실 점유율은 약 70%로 미국 50%, 아시아태평양(APAC) 65%보다 높아 견조한 오피스 수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공급 확대로 인해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이 임대인 중심에서 임차인 중심 시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급 증가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받은 임차인들이 외곽 지역에서 도심으로 회귀하거나, 협력사의 이전을 견인할 수 있다.

CBRE는 이처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2030년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4∼14%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수혜 CBRE 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2030년까지 서울 오피스 시장은 대규모 공급과 수요 변화라는 중요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며 “서울 오피스 시장 상황에서 임대인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사옥을 유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최근 A급 오피스 거래 급등=한편 부동산플래닛은 13일 빅데이터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서울에서 발생한 오피스빌딩 거래량이 10월(7건)보다 57.1% 상승한 11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전월 대비 334.4% 상승한 1조8509억 원까지 치솟으며 2019년 이래 최고 높은 금액을 달성했다.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디타워(돈의문)’가 8953억 원으로 거래된 데 이어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미래에셋증권빌딩’ 3727억 원 등 다수의 고액 거래가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동월(9건, 1914억 원)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22.2%, 거래금액은 867% 증가했다.

주요 권역별로 살펴보면, CBD에서 3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전월 대비 200% 증가했다. YBD에서는 2건으로 100%, GBD에서는 5건으로 25% 상승했다. 권역별 거래금액은 CBD가 1조1072억 원, YBD가 5132억 원, GBD가 2303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