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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반도체 등 통제 나서
중국, 배터리 기술 규제 맞불
한국 수출 실적 악영향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상호 간 무역 규제 조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 시장 1·2위인 양국의 ‘치킨게임’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로 올해 수출 실적에 악영향도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의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 1위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의 CATL을 중국군사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미 정부에 의해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미 국방부와 해당 기업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보잉 등 28개 미국 기업을 이중용도 품목 수출 금지, 진행 중인 수출 즉각 중단 등의 조치를 받는 수출통제 리스트에 등재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상호 간의 무역 규제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산업안보국(BIS)은 중국 등 특정국과 연관된 드론 기술 및 정보통신기술 서비스(ICTS) 규제를 위한 규정 도입 검토를 개시했다. 데이터 유출 등 안보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국에서 설계·제조·공급된 드론 ICTS와 통신장비 등 핵심부품을 규제대상으로 지정하고 관련 세부 방안을 수립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드론업체 DJI는 미국 드론 시장의 77%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동맹국에만 제한 없이 수출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적대국’에는 사실상 수출을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기술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미 정부가 중동·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 AI 반도체 수출 제한 규정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중국은 이달 초 미국 전기차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배터리 기술 수출규제를 입법 예고했다. 중국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리튬 배터리 부품의 80% 이상을 생산했다. 지난 2024년 한국의 총수출액 6838억 달러 가운데 대중 수출액은 1330억 달러(19.5%), 대미 수출액은 1278억 달러(18.7%)로 양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약 40%에 육박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