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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읽는 ‘한강 해설서’ 세 권

문학담당기자가 쓴 ‘한강격류’
한강 가족과 시대상 집중조명

‘한강소설이해’는 글 구조 탐구
예비 소설가에게 지침서 역할

문학 안내서 ‘…한강의 탄생’
각 작품별 인터뷰도 함께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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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싶은데 너무 어려워요. 어떤 작품부터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지난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온·오프라인 서점가는 그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점가에 따르면 약 두 달 동안 판매된 한강의 책은 500만 부를 훌쩍 넘었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일단 독자들이 앞다퉈 한강의 작품을 구매했지만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대표작들은 독특한 색채 때문에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부 독자는 여럿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통해 한강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한강 격류’(한울), ‘한강 소설 이해’(국토),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북오션) 등 소위 ‘한강 해설서’들은 바로 이런 독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딱딱하고 어려운 평론집 스타일의 글 대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로 선택을 받고 있다.

‘한강 격류’는 언론사 문학 담당 기자가 쓴 책으로, 오랜 시간 한강의 작품세계를 지켜본 관찰자의 눈으로 한강의 삶과 작품을 예리하게 짚는다. 다양한 기사와 저술을 교차 검증해 쓴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의 상황은 독자에게 박진감 있는 논픽션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 한강’을 탄생시킨 그의 가족과 시대적 분위기도 조명한다. 책 읽기와 쓰기를 가까이하던 가풍을 생생히 전하고, 한강 문학세계의 토대가 된 시대상을 연결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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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중반부터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에서부터 시작해 한강의 작품세계를 여성성의 탐구, 삶의 회복, 현대사로의 회귀 등으로 알기 쉽게 요약한다. 저자는 각종 평론과 논문을 넘나들며 작품마다 변화해온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는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한강 소설 이해’는 한강의 대표작 세 권을 중심으로 글과 소설, 사람에 대해 답한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줄거리를 제공하고 해설하는 것은 물론, 작품의 구조를 잘 설명해 ‘한강적 글쓰기’의 특징까지 살펴본다. 또한 몸과 폭력에 대한 선명한 묘사로 일부에서는 청소년 유해도서 논란이 제기됐던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도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읽고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참고가 될 만하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은 ‘모두 함께 읽을 수 있는 문학 안내서’를 자처한다. 부친 한승원 작가의 소설과 한강의 작품을 나란히 설명하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각 작품을 출간할 당시 한강이 진행했던 인터뷰를 종합해 집필 동안 그가 겪은 에피소드를 전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더불어 각 작품에 대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특징을 짚어보고, 세계문학의 흐름 속에서 한강의 수상 의의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