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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4조3000억… 19% 늘려
“돌발변수 많지만 투자로 극복”
연구개발에 11조5000억 집중
생산시설 등 경상투자 12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약 24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 어느 때보다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에 긴축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산업계 전반의 기류와 대비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 불굴의 정신으로 국난을 극복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언급하며 위기 극복을 강조한 가운데,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공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같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4조3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 집행액인 20조4000억 원보다 19%(3조9000억 원)가량 늘어난 액수로, 연간 기준 가장 많은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은 “어느 때보다 돌발적인 경영 변수가 산재해 있지만, 대규모 국내 투자로 이를 극복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제품 경쟁력 향상과 전동화 전환 등을 위해 연구·개발(R&D)에 11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EREV) 등을 앞세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신모델 개발도 병행한다. 현대차는 2030년 총 21개 모델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는 2027년까지 목적기반차량(PBV·화물 또는 승객 운송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설계된 차량)을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 및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제조기술 혁신 등 경상투자에 12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오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공법인 ‘하이퍼캐스팅’ 도입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향후 현대차 울산 공장에는 하이퍼캐스팅 공장도 신설된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모빌리티 디바이스 개발, 로보틱스 비즈니스 등 신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투자 예산으로 8000억 원을 편성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6일 열린 2025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이순신 장군은 그렇게 어려웠던 임진왜란 때도 자기 일에 몰두하면서도 주변을 잘 챙겼고, 공학적 지식과 문과적 식견도 탁월했다”며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실행력,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