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팰리세이드’(신형 팰리세이드)

작년 하이브리드車 32만대 판매
1년새 25% ↑… 전기차는 18% ↓

현대차, SUV 중심 생산 확대
기아, 셀토스 신모델 출시 준비
벤츠·BMW도 시장공략 속도

새해에도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속에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 보조금 삭감 등 혜택 축소로 소비자들이 순수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상황이지만,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체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2만1857대였다. 1년 전(25만5713대)과 비교하면 25.9%가량 증가한 수치다. 반면 순수 전기차는 같은 기간 10만9882대에서 8만9233대로 약 18.8% 감소했다.

국내 주요 브랜드는 각 사를 대표하는 차량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UV 모델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최근 대형 SUV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2018년 11월 첫 출시 이후 6년 만에 출시된 완전변경 모델이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사전 계약 첫날 총 3만3567대가 계약됐는데, 계약자의 70%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이 600만 원 이상 비싸지만 연비가 ℓ당 14㎞ 정도로 9㎞ 수준인 가솔린에 비해 크게 앞선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 중 소형 SUV인 셀토스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 신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8만5710대가 팔리면서 연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기아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 중 71.3%인 6만1079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2위인 카니발은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7만5513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3만5843대(47.5%)에 달한다.

르노코리아의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누적 판매량 1만5912대를 달성했는데, 이 중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이 96.3%(1만5323대)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 연비는 ℓ당 15.7㎞에 달한다. 르노는 그랑 콜레오스 이후 새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메르세데스 벤츠의 ‘E 350 e 4MATIC 위드 EQ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

수입차 브랜드도 하이브리드 차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최근 중형 세단인 E클래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E 350 e 4MATIC 위드 EQ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출시하고 올해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이 모델은 95㎾ 전기 모터를 탑재해 내연기관 없이 국내 인증 기준 최장 77㎞까지 순수 전기로 주행할 수 있다. 일렉트릭 모드로 전환하면 최대 시속 140㎞까지 전기로 달릴 수 있다.

BMW코리아는 최근 프리미엄 세단인 5시리즈의 최초 고성능 프리미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550e xDrive’를 선보였다. 최고출력 313마력을 내는 BMW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 및 197마력의 BMW 5세대 eDrive 전기모터가 조합돼 시스템 최고출력 489마력을 발휘한다. 19㎾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배터리만으로 62㎞(환경부 인증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모드로 시속 140㎞까지 가속할 수 있어 일상에서는 순수 전기차로 운행할 수 있다. 복합 연비는 ℓ당 14.3㎞(엔진+모터 기준)이다.

토요타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이미 하이브리드 기술 강점을 앞세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300h(6469대)였다. 2위는 렉서스의 중형 SUV NX350h(2925대), 3위는 토요타의 준중형 SUV 라브4(2264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와 캐즘 등의 여파로 전기차를 선뜻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연비 효율성 등이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