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환율 안정 총력전

연초부터 심화하는 달러 강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1460~147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환헤지 예고로 인해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9.0원에 개장하며 전 거래일보다 2.4원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환율은 일시적으로 1470.5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1460원대 중후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465.3~1474.0원 사이에서 움직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시장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간밤에 심화된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87% 오르며 장중 109.53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 가치가 오른 만큼 환율이 움직였다면 대략 12~13원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통한 대외 신인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한도를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외환스와프란 외환당국이 보유한 달러를 국민연금에 제공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지 않아도 돼 환율 상승이 억제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정부는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상향해 시중의 달러 공급도 확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해 전날 공개적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도 환율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자산 일부를 선물환을 통해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자산(4855억 달러) 규모를 감안하면 485억 달러(약 71조 원)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