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서 독감 주의보

일주일새 136%로 빠르게 확산
외래 1000명당 73.9명 ‘의심’
겨울 ‘밀접·밀폐·밀집’ 환경 탓
코로나 등 겹쳐 ‘멀티데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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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일주일새 136% 급증하면서 2016년 이후 최고 규모로 발생했다. 겨울철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달 내 코로나19,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등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2주차(지난해 12월 22∼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73.9명으로 전주(31.3명)보다 136% 늘어났다. 49주차(12월 1∼7일) 7.3명에 비하면 3주 만에 912% 급증했다. 최근 독감 의심환자수는 2016년(86.2명)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엔 73.9명, 2023년 61.3명, 2022년 60.7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던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3.3명, 4.8명이 최고치였다. 앞서 질병청은 독감 의심환자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000명당 8.6명을 초과하자 지난달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연령별로 보면 13∼18세 청소년층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1000명당 151.3명으로, 이번 2024∼2025 절기 독감 유행 기준의 17.6배에 달했다. 이어 7∼12세가 137.3명, 19∼49세 93.6명, 1∼6세 58.4명 순이었다. 호흡기바이러스 병원체 감시 결과에서도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이 50.9%로 전주(29.0%) 대비 크게 늘면서 이번 절기 들어 가장 높았다.

독감 유행은 기온이 떨어지자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이 조성된 탓으로 분석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니깐 실내 활동이 많아져 밀접 접촉으로 인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며 “겨울엔 춥고 건조해서 코랑 목 점막에 바이러스가 잘 붙는다”고 설명했다.

독감 유행은 이달 내 의심환자수가 80명대를 돌파하면서 한 차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심환자수가 80명, 90명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독감은 쌍봉형으로 유행하는 만큼 독감 환자 수는 12월 말∼1월 초중순에 제일 많은데 이후 감소하다가 2월 말∼3월 초 한 번 더 정점을 찍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RSV도 증가세다. 51주차(12월 15∼21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66명으로 전주보다 20명 증가했다. RSV 환자는 △49주차 385명 △50주차 464명 △51주차 503명 △52주차 592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겨울철에 여러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고 예방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백신 접종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