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권도형. 로이터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이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 씨는 2일(현지시간)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 참석해 로버트 러버거 치안판사에게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권 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씨 사건이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존 크로넌 판사에 배당됐으며, 오는 8일 크로넌 판사 앞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법무부는 또 몬테네그로로부터 권씨 신병을 인도받아 권씨가 지난달 31일 미국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이날 검찰은 업데이트한 공소장을 통해 권 씨에 대해 자금세탁 공모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지난 2022년 권 씨를 허위정보 유포, 시세조정,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권 씨는 테라폼랩스를 설립한 후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를 발행하면서 허위 정보로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400억 달러(약 59조 원) 이상의 피해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권 씨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별도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상태다. 지난해 4월 뉴욕법원 배심원단은 권 씨에게 증권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이후 테라폼랩스와 권씨는 45억 달러의 벌금을 내고 회사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권 씨는 이후 SEC와 44억7000만 달러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그러나 권 씨의 회사는 이후 파산을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권 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현지에서 구금되다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인도됐다. 그는 미국보다 처벌이 약한 한국행을 희망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