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차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 북미시장 공고화 전략

올美서 친환경차 31만대 판매
전기차 19%늘며 증가세 견인
불확실성 확대에도 최대 실적

아이오닉9·이니시움 내년출시
EV9 GT·더뉴EV6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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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보편 관세 부과·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는 내년 친환경차를 앞세워 현지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친환경차 31만63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 27만8122대보다 11.7% 높은 수준으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상 연말에 월평균보다 많은 차가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35만대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35만대 달성 시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5.8%에 달한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친환경차 판매 실적 증가세는 전기차가 견인했다.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11만2566대, 하이브리드차는 7.9% 늘어난 19만7973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속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665만6584대 중 미국 시장에서만 154만8333대(23.3％)를 팔았다. 올해 현대차·기아 자동차 4대 중 1대는 미국에서 팔린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비중이 23％를 넘은 것은 1988년(28.8％·26만1782대)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도 신차를 통해 미국발(發)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내년 출시한다. 아이오닉9은 세 번째 아이오닉 모델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했다. 110.3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32㎞의 긴 주행거리는 물론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오닉9을 내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기아 ‘더 기아 EV9 GT’(북미사양). 기아 제공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이니시움의 북미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니시움은 수소탱크 저장 용량 증대·에어로다이나믹 휠 적용 등을 통해 650㎞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으며, 2열 승객을 위한 시트백 리클라이닝 각도 증대 등 패밀리 SUV에 적합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이니시움은 현대차 수소전기차 디자인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콘셉트카로, 수소 모빌리티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현대차의 지속적인 노력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니시움의 실제 양산 모델인 신형 승용 수소전기차를 내년 북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는 EV9의 고성능 모델인 더 기아 EV9 GT로 북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EV9 GT는 160㎾급의 전륜 모터와 270㎾급의 후륜 모터로 구성된 듀얼 모터 조합을 통해 최고 출력 508마력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1월 ‘2024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우승을 차지한 EV9의 상품성에 고성능 감성까지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EV9 GT는 내년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티븐 센터 기아 미국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EV9 GT는 기존 EV9이 가진 매력적인 요소를 모두 갖춘 데 더해 드라이빙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운전의 재미 요소까지 지녔다”고 밝혔다.

기아는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인 ‘더 뉴 EV6’도 북미 시장에 선보인다. 더 뉴 EV6는 기아의 신규 패밀리 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된 주간주행등(DRL)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외장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외장 후면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 와이드한 스타맵 라이팅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화했다. ‘2023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정상에 오르며 호평받았던 EV6는 강화된 상품성과 새로워진 디자인으로 내년 봄부터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