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등 내부 이탈표 가능성

민주, 명태균 녹취록 추가공개
2022년 대우조선 하청 파업때
“尹부부에 강경진압 하라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권한을 둘러싼 딜레마와 ‘명태균 사법리스크’ 등 산적한 난제 때문에 공식 출범을 앞둔 권영세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과 ‘내란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의 경우 국회 통과 당시에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만큼 한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더라도 ‘이탈표’를 막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율사 출신 의원들을 소집해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등에 관한 법리 검토에 나섰다. 한 권한대행의 권한을 두고 여당이 거부권 행사와 장관 임명에는 찬성하면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아전인수’격 해석이란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쌍특검법에 관해 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 여부는 논의되지 못했다.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져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당 지도부는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즉각 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으나 특검법은 셈법이 복잡해 공식적인 언급을 미뤄왔다. 두 사안 모두 수사가 진행 중이고 독소조항이 포함된 점을 들어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국회 통과 당시 여당 이탈표가 적지 않았던 만큼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에서 이탈표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쌍특검법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 사태로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을 야당에 역제안하는 카드도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수사가 본격화하는 ‘명태균 리스크’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명 씨가 정부의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진압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담은 녹취를 이날 추가 공개했다. 명 씨는 그해 7월 한 지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하고 사모한테 강경진압하라고 다 보고했다”고 말한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당시 윤 대통령의 강경 진압 기조와 일치하는 대목이라며 국정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이은지·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