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탄핵시 정족수가 핵심
우원식 유권해석 여부도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면서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한 권한대행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뤄 거대 야당의 ‘권한대행 탄핵’이 현실화하면 당장 탄핵안 가결 정족수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유권해석을 내놓으면 어느 한쪽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또 다른 논란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의결 정족수를 놓고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만큼, 탄핵안 정족수 역시 대통령과 같은 200석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가 나오지 않은 현재 ‘대통령 신분’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인 만큼 권한대행의 탄핵안 정족수는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151석이라는 입장이다. ‘권한대행’이라는 헌법상 지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서 법안 해설서인 ‘헌법소송법’을 근거로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 중이라도 ‘기존 직책 수행’과 관련해 탄핵 사유가 발생하면 151석을, ‘권한대행 직무 수행’으로 인해 탄핵 대상이 되면 200석을 적용해야 한다는 학계의 중론을 설명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의결 정족수에 대한 1차적 판단 (권한)은 의장에게 있다. 입법조사처 의견 등을 잘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내용과 상관없이 정족수는 200석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안에 총리 신분의 직무와 권한대행 신분의 직무를 동시에 위법 사유로 담으면 상황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의장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면 판단을 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국회의장에게 유권해석 권한이 있다는 법적 규정이 없어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안 가결 선포를 의장이 해야 하는 만큼 ‘1차 판단’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통해 법리 다툼이 벌어지면 헌재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