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사실상 거부권 시사

“대한민국은 법 따라 움직여”
특검 위헌요소 등 우회 지적
여야에 법안수정 요구한 셈

정치권 타협·국정안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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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대한민국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움직인다”며 ‘안정된 국정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또 야당이 밀어붙이는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헌법재판관 3인 임명에 대해서도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이라며 여야에 대화와 토론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소추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치권의 반헌법적 정쟁 행위에 대해선 타협할 뜻이 없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외교와 안보, 치안과 행정, 경제와 금융 등 모든 분야를 하나로 묶어주는 핵심축은 정치이고, 정치의 본령은 이견을 조정해 국민을 통합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의 이번 발언을 두고 사실상 두 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서도 여야협상이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지목해 ‘국회의장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감히 우원식 국회의장님을 중심으로 우리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대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야당의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안정된 국정운영, 정책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야당이 추진한 농업 4법 등 6개 주요법안에 대해선 지난 19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여권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그간 한 권한대행은 “너무 유한 것 아니냐. 줏대가 없는 것 같다”는 다소 박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이 헌법과 법률, 국정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야당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을 유하다고 평가하는데, 대쪽같은 면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총리와 대통령은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하는 것 아니냐”며 “탄핵을 감수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불확실성 해소를 통한 안정적 경제 운영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안정된 국정 운영, 그중에서도 경제를 지키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며 “경제는 많은 경우 심리가 중요한데, 경제 외적인 원인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안 등 기업들이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법안들과 관련해 합리적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제 신인도 회복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한 권한대행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탄탄하며 대한민국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국제사회를 향해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신임 국제금융협력대사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임명하고, 국제투자협력대사에는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조만간 임명할 방침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