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녹색게를 먹고 있는 해달. 머큐리뉴스 캡처

21세기 들어 미국 해안에서 골칫거리로 떠오른 외래종 ‘녹색게’ 구제에 해달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머큐리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포틀랜드주립대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엘크혼 습지에 사는 해달이 녹색게를 섭취해 개체수 억제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발행됐던 침입생물학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해달의 먹이 활동을 관찰하고 기록한 결과, 엘크혼 습지에 서식하는 해달 개체군이 섭취하는 녹색게는 하루 평균 328마리. 연간 최대 12만 마리에 이른다.

연구진은 한 해달이 1시간 사이 유럽녹색게 30마리를 먹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바다표범이나 고래류와 달리 지방층이 없는 해달은 신진대사 유지를 위해 매일 체중의 30%에 달하는 먹이를 섭취해야 한다.

연구진은 해달이 개체수를 회복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부터 엘크혼 습지의 녹색게 개체수가 줄었다는 점에서 해달이 녹색게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엘크혼 습지와 달리 해달이 살지 않는 샌프란시스코만, 토말스만, 드레이크스만 등에선 녹색게 개체수가 최근까지 급증했다.

엘크혼 습지 국립 하구 보호지역의 릭케 제페슨 생태학자는 “수십 년간 녹색게를 연구해오면서 확인한 첫 번째 좋은 소식”이라며 “강의 최고 포식자 회복을 돕는 일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