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파로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열풍이 여전하다. 신축 분양 단지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1순위 청약 결과, 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4279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4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D’ 타입으로 8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도 69가구 모집에 1만7349명이 몰려 25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의 경우 6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이 단지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1억7000만 원이다. 인근 신축인 방배그랑자이 전용 84㎡가 올해 10월 29억3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당첨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약 8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청약에 나선 성북구 삼선동2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삼선5구역 재개발 아파트)도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260가구 모집에 694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6.7대1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 단지는 언덕에 위치해 있고, 교통 여건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139가구 모집에 4960명이 청약했고 평균 35.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59㎡ A형에서 나왔다. 59㎡ A형 경쟁률은 60.8대 1을 기록했다.

그동안 분양가가 계속해서 올랐고, 내년부터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변 단지 시세보다 저렴하고 상품성을 갖춘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0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5469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961만 원이나 올랐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난해보다 분양가가 6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3만74가구로, 올해 32만5367가구의 70.7% 수준으로 집계됐다. 입주 물량은 지난 2017년 33만5272가구를 시작으로 △2018년 39만7504가구 △2019년 34만5289가구 등 30만 가구가 넘었지만, 올해 들어 22만21가구로 급감했고, 내년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축 수요가 많은 수도권 입주 물량은 3년 연속 전국 물량의 절반도 안 된다.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서울 2만9388가구 △경기 5만9464가구 △인천 2만327가구를 합해 10만9179가구로,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