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 한 후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과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총경)을 소환해 조사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오후 윤 조정관과 전 담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전 담당관은 전날 오후 7시쯤 검찰에 출석해 약 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에게 비상계엄 당시 ‘체포조’ 활동과 관련한 통화내역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 담당관은 기자들에게 "저의 통화내역이 어떤 내용인지 (검찰 측에서) 물었다"며 "저에게 물어본 건 합동수사본부와 관련한 인원수"라고 말했다. 다만 ‘강력팀 형사 10명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요청에 대해 적법절차를 따른 건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아는 게 없다"고 답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윤 조정관 역시 ‘검찰에서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물어봤는지’, ‘직접 방첩사에서 연락받았는지’, ‘이번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국수본과 영등포경찰서,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와 함께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 윤 조정관 등 경찰 고위직 다수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국수본이 국군방첩사령부의 요청에 따라 주요 정치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한 ‘체포조’에 강력계 형사들을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체포조 지원 의혹과 관련해 국수본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32분쯤 방첩사 측이 국수본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며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해 영등포경찰서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수본은 현재 국방부 조사본부(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계엄사태를 수사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 특수본과 함께 수사 주도권 경쟁을 해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