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지난해 종합통제센터(OCC) 전면 리모델링
업계 차별화된 난기류 대응도 기대


대한항공이 ‘하늘길 안전 운항’ 체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과 항공기 통제 업무의 협업 범위를 대폭 늘려가는 방안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종합 통제 인력과 데이터, 노하우 등을 폭넓게 공유할 방침이다.

2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양 사 통합을 계기로 서울 강서구 본사에 있는 대한항공의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OCC)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OCC는 항공기 운항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지연·결항·회항 등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각종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3교대 근무로 24시간 가동돼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이라고도 불린다.

통합 이후 양 사가 운항하는 항공기 대수는 현재보다 1.5배 가까이 많아지고 승객 숫자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만큼 대한항공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 구축함으로써 흔들림 없는 안전 운항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OCC를 전면 리모델링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을 새롭게 단장한 이유는 여러 상황에서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종합통제 인력이 대한항공의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OCC에서는 현재 330평 크기의 공간에서 운항관리사, 기상 전문가 등 안전 운항에 직결되는 전문 인력 24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OCC의 공통 업무 기능을 조정·재편해 안전 관리 부문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정상 상황 파악 → 문제점·리스크 분석 → 절차·시스템 개선’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더 안전한 운항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런 체계가 갖춰지면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난기류 사고에도 차별화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대한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네트워크운영센터(NOC) 인력을 보강, 비정상 상황 발생 시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대고객 안내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OCC 내부에 NOC를 배치한 것도 타 부문과 신속히 협업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안전 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른바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현재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발견하는 유해·위험 요인을 사내 자율 보고 제도인 ‘해저드 리포트(Hazard Report)’에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 회사는 우수 보고서에 대해서는 시상함으로써 활발히 위험 요인을 신고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을 준비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에도 안전 운항 시스템과 노하우를 차례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는 통합 직후 과도기를 거치지 않고 안전 운항 체계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