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과도정부, 국가정상화 박차
이, 골란고원 등서 시리아 압박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전복 후 첫 종교 예배에 이어 학교도 다시 문을 여는 등 국가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군의 자국 완충지대 주둔에 외교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온건한 접근법을 보이며 국제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통치 정당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가디언은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과도 정부가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한 지 일주일 만인 이날부터 모든 학교를 재개교했다고 보도했다. 다마스쿠스대학의 예술학부 학장인 알리 알라함은 AFP통신에 “교직원의 80%와 다수 학생이 캠퍼스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시민들이 노점상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고, 상점 주인들은 과거 정권의 깃발을 지우고 벽과 문을 하얗게 다시 칠하느라 바쁜 상태”라고 전했다. 또 “시리아의 휘발유 부족 사태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차들이 기름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회 예배도 평시와 같이 진행됐고, 다마스쿠스 시내의 레스토랑과 술집들도 문을 열며 손님을 맞았다. 다마스쿠스 공항은 이번 주말에 다시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HTS 수장인 아메드 알샤라(옛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시리아 영토 내 완충지대를 침범한 이스라엘을 향해선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그는 시리아 TV와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수년간 이어진 갈등과 전쟁으로 지쳐있고 새로운 갈등을 벌일 여유가 없다”면서 “현재 단계에서는 재건과 안정이 우선순위이며, 외교적 해결책이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HTS는 최근 하마스, 이슬라믹지하드(PIJ),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등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연계 무장세력들에게 무장 해제와 군사훈련장 폐쇄, 병력 해산 등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골란을 강화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골란고원에 정착한 이스라엘 인구를 2배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그는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양국 간 새로운 전선이 만들어짐에 따라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해 실효 지배 중이며 30곳이 넘는 정착촌이 건설돼있다. 이곳에 거주 중인 이스라엘 인구는 3만1000여 명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반군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직후 시리아 내 완충지대에도 지상군을 진입시켰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