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오만한 태도 안돼” 경계도
한덕수 ‘김건희 특검’ 대응 촉각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하면서 이른바 ‘내란 특별검사법’과 ‘내란 국정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서 국정 안정이 중요해진 만큼 국민에게 벌써 차기 정권을 획득한 것처럼 오만한 태도를 비쳐서는 안 된다는 경계심도 감지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속한 내란사태 종결과 함께 국정안정과 민생 회복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내란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 특검은 내란사태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필수불가결하며 가장 질서 있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내란 특검을 즉시 수용 및 공포해 신속하게 특검이 구성되고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선출된 권력인 국회 차원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이뤄졌는지를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에게 알려주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며 “(내란 국정조사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대여공세와 별개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리 결과에 따라 ‘벚꽃 대선’(4월)이나 ‘장미 대선’(5∼6월)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표정 관리에 애를 쓰고 있다. 야권 내 독보적인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부터 “조기 대선에 관해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원내대표도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 통과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원들에게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지만, ‘김건희 특검법’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법안에 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차 탄핵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울 것 같아서 탄핵은 일단은 보류하고 권한대행으로 간 것”이라며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당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