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어 장관들 탄핵 잇단 추진
국힘 “국정 무너뜨리려는 시도”

야당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비상계엄에 동조했다”고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선 “국무회의가 사실상 부재했다”고 명시해 ‘모순·날림 탄핵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6일 “국무회의가 실질적 기능을 했는지를 입맛대로 해석해 국정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의 탄핵안을 보면, 야당은 “박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결정에 관여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비상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서) 명시적으로 찬성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묵시적·암묵적 동의를 통해 대통령의 위헌·위법 비상계엄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윤 대통령 탄핵안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 탄핵안에는 “국무회의가 사실상 부재했다”고 기재했다. ‘사실상’이라는 표현을 넣긴 했지만 탄핵 목적에 따라 국무회의가 실질적 기능을 했는지 제 입맛에 따라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안에는 국무회의가 사실상 없었다면서 박 장관 탄핵안에서 박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에) 동조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국무위원까지 싸잡아 내란 동조라고 하는 것은 무더기 탄핵을 통해 국정을 무너뜨리려는 악의적 시도”라고 했다.

문제는 야권이 검토 중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안에 이 같은 입맛대로 해석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적으로 공범에 해당하지 않는 박 장관뿐만 아니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해서도 탄핵소추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탄핵안에 설익은 내용이 담겨 여권의 이탈표가 줄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밖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을 두고, 대통령 탄핵안에 내란 공모자로 적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