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박성훈 기자



"자, 오늘은 케이크를 만들어볼 거예요."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서둔동에 자리한 ‘경기도 먹거리 광장’. 유리 온실이었던 공간을 개조해 만든 이곳에서 제빵 강좌가 열렸다. 시설을 운영하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일일 강사로 초빙한 장예원(39) 삼미제빵소 대표는 10여 명의 참가자 앞에서 청포도 생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장 대표의 강의와 지도에 따라 미리 준비된 쌀빵에 생크림을 바르고, 포도와 블루베리를 얹어 장식하는 등 일련의 실습 과정을 거치자 참가자들 앞에는 근사한 케이크가 완성됐다. 재료로는 화성시 송산면에서 재배된 샤인 머스켓 품종의 청포도 등 경기도에서 자란 식재료가 제공됐다. 장 대표는 "밀가루로 만든 빵처럼 식감이 보드랍고 촉촉한 쌀빵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강사로 섭외가 왔을 때 반가웠고 기대가 됐다. 앞으로도 국산 쌀로 제조한 빵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기 먹거리 광장이 지역 농산물과 음식 문화 공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는 과거 서울대 농대 부지였던 이곳에 25억 원(국비 10억 원)을 들여 경기 먹거리 광장을 조성했다. 농업의 메카였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계승하기 위해 서울대 원예학과에서 쓰던 유리 온실을 수리·개조해 지상 1층 규모(연면적 611.45㎡)의 건축물로 탈바꿈시켰다. 시설은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인 ‘이벤트홀’과 공유주방,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돼 있어 요리 강좌 등 먹거리와 연관된 각종 체험·문화 행사를 열 수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서둔동 일원 옛 서울대 농대 부지 내 유리 온실을 개조해 설립된 ‘경기도 먹거리 광장’.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제공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이달 들어 경기 먹거리 광장을 알리기 위한 시범 사업으로 요리 체험 행사인 ‘쿠킹스튜디오 파일럿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봄동티비’와 ‘지니테이블’ 등 요리 방송콘텐츠 운영자를 강사로 초청해 경기미(米)로 김밥 만들기 강좌를 시작으로 친환경 식재료를 활용한 브런치 만들기 강좌와 제철 학교 급식메뉴 만들기 등을 4차례 진행했다. 각 강좌에 30명 씩 총 120명의 참가자를 받았는데, 1000여 명이 신청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오는 17일에는 식생활 교육단체와 농산물 생산·소비자 기관, 식품기업 등 관계자를 초청해 시설을 알리고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행사인 ‘프렌드십 데이’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공유주방을 활용한 계절별 요리 교실과 수확 농산물 팜 파티, 스마트 농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내 강소농들이 제조한 고품질의 지역별 농산물 가공품도 전시한다. 경기도 먹거리광장의 시설과 공간 이용을 원할 경우 경기도공유서비스 누리집(share.gg.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단순히 농업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먹거리 관련 종사자와 소비자 간 소통 공간이자 도내 농산물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배움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텃밭을 활용해 향긋한 식물과 푸릇한 채소를 직접 키워볼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