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속 흥행 1위‘소방관’
불매운동 일어나자 입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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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의 곽경택(사진) 감독이 현 시국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곽 감독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곽 감독이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이유는 친동생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뒤 일각에서 ‘소방관’ 불매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곽 감독으로선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소방관’에 불똥이 튈까 염려하며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곽 감독은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나 또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듯 국민이 힘을 모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나 책으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을 소재로 한 ‘소방관’은 곽 감독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19 유행,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등으로 완성된 지 4년 만에 개봉했다. 영화는 12일까지 110만 명이 넘게 보며 계엄이란 악재를 딛고 흥행 중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