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1일 호주 시드니 울라아라 지역에서 경찰들이 불탄 차량과 반이스라엘 문구가 적힌 낙서를 조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호주에서 유대교 회당 방화 테러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시드니 내 유대인 밀집 거주 지역에서 이스라엘인들을 위협하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인 시드니 동부 울라아라 지역에서 차량 두 대가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탄 차량 옆 건물과 보도에는 ‘이스라엘인들을 죽여라’(Kill Israel)라는 낙서가 새겨져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경찰은 범인들이 차량을 훔쳐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CCTV를 통해 범인이 15∼20세 사이 남성 두 명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달에도 트럭 한 대가 불타고 여러 대의 자동차와 건물 등에 반이스라엘 메시지가 적힌 일이 있었다며 관련 피의자 두 명을 체포한 상태라고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 사건이 ‘반유대주의 공격’이라면서 "이는 증오 범죄이자 호주인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인들이 가증스러운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것은 중동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바꾸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새벽 호주 멜버른의 한 유대교 회당에도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회당 안에는 일부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었다. 호주 당국은 화재가 발생하기 전 복면을 쓴 남자 두 명이 휘발성 물질과 같은 것을 회당에 뿌리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야당을 비롯해 친이스라엘 단체들은 호주 정부가 반유대주의 테러 증가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에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계속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호주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대인 권익 단체 사이먼 빈젠탈 센터는 호주 여행을 고려하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인들에게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