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 세계의 관심은 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함락한 반군의 정권 이양 과정과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이 주축이 된 시리아 반군이 끝내 다마스쿠스까지 점령하는 데 성공하면서 시리아 정권은 물론 중동 정세, 이를 넘어 미국·러시아 등의 이해관계까지 재편될 전망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의 한강 작가는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수여 받을 예정이다. 11일 ‘귀족원(House of Lords)’이라고도 불리는 영국 상원은 지난 7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노동당의 개혁안인 ‘세습 귀족 의석 폐지 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게 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함락한 8일 다마스쿠스 주민들이 다마스쿠스 한복판 우마야드 광장에서 반군의 탱크 위에 올라타 반군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콕: 13년만에 내전 승리 선언한 시리아 반군, 정권 이양 착수할 듯…피의 보복 우려도=8일 HTS 주도의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함락하고 끝내 내전 승리를 선언하면서 향후 시리아 정권이 ‘과도기’를 맞게 됐다. HTS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다마스쿠스 시내 공공기관들은 공식적으로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전 총리’(무하마드 가지 알잘랄리 총리 추정)의 감독 아래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이 13년 만에 내전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함에 따라 주변국인 이스라엘, 이란, 사우디 등을 둘러싼 중동 정세 및 미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도 크게 변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다마스쿠스를 둘러싼 반군과 정부군의 전투가 벌어지던 7일 오후부터 8일 오전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한밤중 안보 내각을 소집회 긴급회의를 벌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인접한 지역인 골란고원 내 주민들에게 특별한 대피령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시리아 국경 방향으로 다수의 탱크를 진입시키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군의 승리를 "놀라운 일"이라고 표현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고립주의’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미국과 관련 없는 일이다. 개입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 정권 교체를 한 달 여 앞둔 미국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권을 잡은 반군이 과거 알아사드 정권과 정부군에 협조했던 인사들과 민간인들에 대한 ‘피의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정부를 이끄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국민 다수를 이루는 수니파 신도들에 대한 철권통치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알아사드 대통령이 내전 과정에서 반군과 민간인들에 대해 화학무기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반군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지 크게보기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의 한강 작가가 7일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열린 수상자 강연을 마친 후 자신을 찾아온 독자들의 책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2콕: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서 노벨상 시상식…한강 작가 한국어로 호명=10일 한국의 한강 작가 등을 포함해 노벨상을 수상 인사들에 대한 공식 시상식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콘서트홀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각각 열린다. 시상식에서 노벨위원회에서 나온 진행자가 수상자를 소개하면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이 한강 작가를 비롯한 5개 분야 수상자들에게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수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될 예정이며, 이때 호명은 한국어로 진행된다. 오슬로에서는 일본 원폭피해자 반핵단체 ‘니혼 히단쿄’에 대한 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노벨상 시상식이 스톡홀름과 오슬로에서 별도로 열리는 이유는 노벨상 제정을 유언한 알프레드 노벨이(1833년 10월 21일∼1896년 12월 10일) 사망 당시 스웨덴-노르웨이 연합왕국이었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영국 상원의원들이 의사당 내부에 모여있는 모습. 영국 의회 홈페이지 캡처

◇3콕: 영국 상원, 세습 귀족 의석 폐지 본격 논의…영국 세습정치 드디어 끝나나=11일 영국 상원은 ‘세습 귀족 의석(Hereditary Peerage) 폐지 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다. 이 법안은 영국 상원의 세습 귀족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약 800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영국 상원 내에서 아직까지 92석은 공작·후작·백작 등 귀족들이 후손에게 의석을 물려줄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상원의원의 영어 명칭 역시 ‘귀족원(House of Lords)’이다. 이에 ‘귀족 정치 철폐’를 주장하던 노동당이 지난 7월 총선에서 하원 650석 중 412석을 차지한 후 해당 법안이 발의되는 등 본격적인 개편 논의에 불이 붙었다. 특히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는 선거 기간 중 ‘의회 권력 세습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대대적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애초 750석이 넘었던 상원의 세습 귀족 의석을 1999년 92석까지 축소한 것도 노동당 소속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였다.

실제 법안 통과의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을 노동당이 장악하고 있는 데다, 상원에는 법안 처리를 막을 권한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영국 상원은 하원에 법안 수정을 요청할 권한만 있고, 수정안 요청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AP 등 외신은 "내년 법안 가결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