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소륵도에서 발견된 공룡 골격 화석, 하악골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제공.

전남 여수 대륵도와 소륵도, 송도 일대에서 공룡 뼈(골격) 화석이 수십 점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7월부터 이 일대를 조사한 결과, 해안가를 따라 노출된 지층 표면 4곳에서 공룡 골격 화석 60점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지층 내부에 숨겨진 화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굴 조사와 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굴은 남해안 일대 지층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늑골(가슴뼈)로 추정되는 화석을 확인한 후 약 4개월간 진행됐다. 그 결과 대륵도에서는 총 56점의 공룡 골격 화석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7점은 척추뼈, 갈비뼈, 다리뼈 등으로 구분되며, 길이가 50㎝가 넘는 골격 화석도 있어 상당히 큰 개체로 국가유산청은 추정했다. 대륵도는 지난 2007년 공룡 골격 화석이 처음 발견된 곳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대륵도 공룡 골격 화석. 2007년 조사에서 처음 발견된 화석으로 늑골 부위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제공.

송도에서는 거골(복사뼈)로 추정되는 골격 화석을 새로 확인했다. 보존 상태를 볼 때 지면 아래로 경골(정강이뼈)이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소록도의 경우, 10여ｍ 떨어진 두 지점에서 하악골(아래턱뼈) 또는 장골(엉덩뼈), 요골(아래팔뼈) 일부로 추정되는 골격 화석이 각각 발견됐다. 공룡의 종이나 정확한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공룡 발자국이나 공룡알 화석산지가 발견돼 조사·연구한 적은 많았지만, 공룡 골격 화석이 다수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남 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 경북 의성 제오리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전남 화순 서유리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송도에서 새롭게 확인된 공룡 골격 화석 거골(복사뼈).

학계에선 이번에 찾은 골격 화석이 실제 매장량의 일부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예산 약 7억 원을 투입해 대륵도, 소륵도, 송도 일대에 있는 공룡 골격 화석의 분포를 조사한 뒤 본격적인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또, 공룡 화석 연구를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암석은 단단하고 치밀해 야외 발굴작업이 쉽지 않고, 현재 전문 실험실과 수장 시설, 인력도 미흡한 편이다. 국가유산청은 "내년부터 화석의 보존·관리 기반을 확대하고 전문적인 처리와 연구를 수행해 우리나라 고유 공룡 화석의 실체를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