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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잠정치, 속보치와 동일

통상 악화·정치 불확실성에
해외IB “내년 1%대 저성장”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0.1%로, 지난 9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하게 집계됐다.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한 분기 만에 플러스 반등에 성공한 것이지만 수출 둔화 등으로 내년에는 1%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5일 ‘2024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통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실질 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에 1.3% 깜짝 성장을 이뤘으나, 2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0.2% 역성장으로 추락했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3분기 성장률도 0.1%에 그쳤다.

성장률에 대한 내수의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집계됐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2분기(-0.1%포인트)보다는 크게 확대됐다. 반면, 순수출의 기여도는 2분기 -0.1%포인트에서 3분기 -0.8%포인트로 낮아졌다.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간 탓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4%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교역 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원유와 석유제품 등 수입품 가격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0.5% 이상을 기록하면 올해 2.2%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5%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1.9%, 1.8%로 전망했다. 그러나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 GDP 성장률을 1% 중반대까지 낮추고 있다. 씨티그룹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두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를 포함한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전망이 악화된 데다 비상계엄 사태로 경기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계엄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