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시연행사에서 개발사 관계자가 주요 기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초등 AI 교과서 체험해보니

게임형콘텐츠·동영상 기능 탑재
공교육 특화 활용방법 연구해야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수학 과목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화면을 켜자 학습 판에 이번 주 학습시간과 문제풀이 수, 정답률 등이 곧바로 뜬다. ‘우리 반 수업’ 항목에서 ‘분수의 덧셈·뺄셈’ 부분을 택하자 떡케이크와 피자를 조각으로 나누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면서 관련 연습문제들을 풀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문제를 풀다가 잘 모르는 개념이 등장하면 ‘AI 챗봇’에게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다.

학습을 마치자 ‘리포트’에 영역별 성취도가 표시되고, ‘AI 맞춤학습’ 항목에 학생성취도에 맞는 오답 노트와 과제를 제시해준다. 교사는 단원 순서를 바꾸고 추천 콘텐츠를 선택하는 등 수업을 재구성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학생 개개인의 학습 현황을 한눈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3일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의 AI 교과서 웹전시시스템을 통해 공개된 초등학교 수학 AI 교과서 실물을 활용해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배우게 되는 AI 교과서 활용 수업을 미리 체험했다. AI 교과서 개발사 관계자들은 전날 교육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초등·중등 영어 과목에 AI 교과서가 활용되는 수업을 시연하기도 했다. 개발사 관계자가 ‘I’m practicing my dance moves’(춤을 연습하고 있다)란 문장을 읽자 AI 교과서가 음성평가 기능을 활용해 발음, 억양을 교정해주고 단어 단위별 점수를 제공했다. 현재진행형을 활용해 작문하는 과정에서는 AI 챗봇이 문법 개념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틀린 문장까지 바로잡아줬다. 지도교사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개별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맞춤수업을 재설계할 수 있다.

일부 교과서에는 게임형 콘텐츠나 만화 동영상이 다수 포함됐고 학습 포인트로 아바타 방 꾸미기 등 기능이 탑재된 사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긴 하지만 교사의 활용능력이나 의지가 뒤따르지 않으면 개별적인 자습 도구에 그칠 가능성도 거론됐다.

기능적으로는 가정에서 사용되는 사교육 프로그램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공교육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초·중학교에 비해 입시를 목전에 둔 고등학교의 경우 AI 교과서 활용도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