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4세 59만명 추가고용
“기업 사정따라 자율 맡겨야”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할 경우 60∼64세 근로자의 추가 고용에 따른 비용이 연간 30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조 원은 지난해 기준 25∼29세 청년층 90만 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재계는 정년 연장이 투자 및 신규채용 위축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김현석 부산대 교수에게 의뢰한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 추정 및 시사점’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65세 정년 연장으로 늘어나는 60∼64세 정규직 근로자 수에서 정년 연장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60∼64세 근로자 수를 차감해 규모를 추정했다. 이 결과 65세 정년 연장 도입 1년 차에 추가 고용 규모는 5만8000명이었고, 도입 5년 차엔 59만 명으로 늘었다. 이를 토대로 임금 등 직접비용과 4대 보험료 사업부 부담분 등 간접비용을 산출한 결과 도입 1년 차에 추가 비용은 3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도입 5년 차에는 추가 비용이 30조2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한경협에 따르면 추가비용 30조2000억 원은 25∼29세 청년 월평균 임금(279만 원·2023년 기준)을 기준으로 약 90만2000명의 청년층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 교수는 “업종별·기업별 사정에 따라 고령 근로자의 지속적인 고용 필요성이 다르므로 정년과 관련한 사항은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고용노동부 ‘2023년 고령자고용현황’ 조사에 따르면 업종 간 55세 이상 고령자 비중 격차는 최대 62.5%포인트(농림어업 69.2%·정보통신업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년 연장 도입에 앞서 직무 가치·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등 기업들이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