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대안으로 입법
기업분할 시 모회사 주주에게
IPO 주식의 20% 우선 배정

정부가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장기업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기업 물적 분할 시 주주가치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회사 주주에게 기업공개(IPO) 주식의 20% 이내에서 자발적 우선 배정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심사 기간도 현 5년에서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반주주 이익 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정부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부여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 우려를 반영,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과도하게 옥죄지 않으면서도 일반 주주 보호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여당인 국민의힘과 협의해 의원입법으로 이번 주 발의한다.

개정안에는 상장법인의 합병을 포함한 자본거래 시 소액주주의 권리를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상장법인이 합병 등 자본시장법 165조 4항에 따른 행위를 할 경우 ‘이사회는 합병 결의 시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명시하기로 했다. 합병 시 가액은 ‘주식 가격, 자산 가치, 수익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가액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된다. 상장기업이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IPO 주식의 20% 이내에서 자발적 우선 배정도 허용한다. 물적 분할 후에는 자회사 상장심사를 강화한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재무적 거래 부분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