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7일 대통령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 외부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나미비아 유권자들. X캡처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남부 나미비아에서 대통령 선거 및 의회 선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역대급 경쟁’을 예고한 선거에 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나미비아에서 대선과 총선 투표가 동시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1990년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분리정책) 정책을 실시하던 남아공으로부터 독립한 나미비아에서는 독립 이후 줄곧 현 집권 여당인 남서아프리카인민당(SWAPO) 소속 대통령이 집권해왔다. 이번 선거에 나선 SWAPO 소속 후보는 지난 2월 사망한 하게 게인고브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서 부통령을 맡던 네툼보 난디-다이트와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나미비아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그러나 여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해왔던 과거 대선들과 달리 이번 대선은 치열한 접전이 예고된다. 실제 2014년 대선 당시 여당 후보의 득표율은 87%였지만, 2019 선거에서는 56%로 줄었고, 이번 선거는 더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미비아 유권자들이 높아지는 실업률과 늘어나는 부패·불평등에 많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의 투표율과 표심이 이번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난디-다이트와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야당 후보는 치과의사 출신 정치인인 판둘레니 이툴라다.

선거가 접전 구도로 진행되며 다양한 돌발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투표 종료 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투표소를 찾아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가 줄지 않자 나미비아 선거 당국은 투표 종료 시간을 연장했다. 또 투표 전날 오후부터 일부 투표소를 찾아 미리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투표소에서는 미리 준비한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돼 직원들이 선거 당국에 추가 용지를 요구하는 일도 벌어졌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