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에 출품된 국보 청자들. 왼쪽부터 ‘어룡모양 주자’ ‘양각·동화 연꽃무늬 조롱박모양 주자’ ‘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모양 병’ ‘투각 칠보무늬 향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내일 ‘고려 상형청자展’ 개막

한·중·미·일 등 274건 출품
그동안 상감청자보다 덜 조명
3D·CT로 조형기법 상세분석
“예술성·완상의 정수 느끼길”

이미지 크게보기

고려시대 도자공예 중 예술성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형청자(象形靑磁)’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상형청자는 인물이나 동식물의 형상을 아름다운 비색(翡色)으로 본떠 만든 도자기를 말한다. 수준 높은 기술에 창의력이 더해져 소유자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물로 쓰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6일부터 상형청자를 주제로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를 개최한다. 국내 25개 기관과 개인소장자, 중국·미국·일본 3개국 4개 기관의 소장품을 총망라해 국보 11건, 보물 9건 등 상형청자의 대표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동안 상감청자 중심으로 소개되던 고려 도자기의 예술세계에서 비교적 덜 조명된 상형청자를 집중 조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국보 ‘어룡모양 주자’로 포문을 연다. 용과 물고기가 결합한 상상의 동물 ‘어룡’이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은 전시를 관통하는 다채로운 시각 경험을 자극한다. 1부 전시는 상형의 오랜 전통을 삼국시대 3∼6세기 신라와 가야에서 만든 상형토기와 토우 장식으로부터 찾아낸다. 이후 다양한 문화가 교류했던 개경(현재 개성)의 고려 왕실과 상류층이 발전시킨 특별한 도자들을 유물로서 보여준다.

특히 전시는 상형청자의 발전 과정과 제작기법을 설명한 문헌 자료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컴퓨터 단층촬영(CT), 3차원 형상 데이터 분석 등 과학적 조사로 밝혀낸 상형청자의 비밀을 인터랙티브 영상으로 풀어낸다. 3부에서는 다양한 동식물의 형상을 띤 청자가, 4부에서는 마침내 종교적 승화를 이룬 도교·불교의 의례용 상형청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시는 국내외에 소장 중인 고려시대 상형청자를 한데 모은 것은 물론, 동시기 북송대(960∼1127)의 중국 자기를 함께 보여준다. 이를 통해 당대 국제교류의 맥락을 확인하면서 고려청자만의 세밀하고 아름다운 조형 기법을 살필 수 있다. 김재홍(사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시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단독 상형청자를 연구해 온 결실”이라며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상형청자의 예술사적 중요성과 고려시대 완상(玩賞·즐겨 구경함) 문화의 정수를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